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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나쓰메 소세키)11-(4)

저녁 식사 중에 마루젠에서 소포가 도착했다. 젓가락을 놓고 열어 보니 꽤나 오래 전에 외국에 주문했던 신간 서적 두세 권이었다. 다이스케는 그것을 옆구리에 끼고 서재로 돌아왔다. 한 권씩 순서대로 집어들어 어두운 곳에서 두세 페이지를 넘겨가며 대수 보았으나 어떤 부분도 그의 주의를 끌지 못했다.

마지막 한 권은 아예 책 이름마저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아무튼 언젠가 읽겠다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 같이 책장 위에 쌓아 놓었다. 툇마루에서 밖을 내다보니 맑은 하늘이 저물기 시작하고, 이웃집 오동나무가 유난히 뚜렷이 보이는 그 위로 희미한 달이 나와 있었다.

그때 카도노가 커다란 램프를 가지고 들어왔다. 램프는 얇은 크레이프 견직물처럼 세로 방향으로 홈이 난 푸른색 갓이 씌워져 있었다. 카도노는 그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툇마루로 나왔다가 다시 돌아가면서,
"얼마 안 있으면 반딧불이 나올 시기네요."라고 했다. 다이스케는 재미있다는 얼굴로,
"아직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카도노는 평소처럼,
“그렇습니까."라고 대답은 했으나 금세 진지하게,
"반딧불은 예전에는 꽤나 유행했지만 요즘에는 문인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게 되었네요. 왜 그런 걸까요. 반딧불이든 까마귀든 요즘엔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니.”라고 했다.
“그렇지. 왜 그럴까." 하고 다이스케도 시치미를 떼며 진지하게 대꾸했다. 그러자 카도노는,
"역시 전깃불에 압도당해서 점점 떠나가고 있는 거겠죠."라고 말을 마치며 스스로 '에헤헤헤' 하며 어물쩍게 결론짓고 서생 방으로 돌아갔다.

다이스케도 곧이어 현관까지 나갔다. 카도노는 뒤돌아 보며,
"어디 가십니까. 알겠습니다. 램프는 제가 잘 볼께요. - 아주머니가 아까부터 배가 아프다고 누워 있는데 쉬면 낫겠죠. 조심히 다녀오세요."
다이스케는 문을 나섰다. 에도가와에 도착하자 벌써 강물이 어두워져 있었다. 그는 본래 히라오카에게 같 생각이었다. 그러니 평소처럼 강 주변을 돌지 않고 곧장 다리를 건너 곤고지 언덕(金剛寺坂)을 올라갔다.

사실 다이스케는 그 후로 미치요와 히라오카를 두어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한번은 히라오카에게 비교적 긴 편지를 받았을 때였다. 거기에는 우선 도쿄 상경 후 신세를 많이 져서 미안하다는 인사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 그 후 여러 친구와 선배의 조력을 받았는데 최근 아는 사람의 주선으로 모 신문 경제부의 주임 기자를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자신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도쿄에 와서 자네에게 부탁을 한 것도 있으니 상의도 없이 승낙하면 안 될 것 같아 일단 의견을 물어본다고 하는 말이 뒤따랐다.

다이스케는 당시 히라오카에게 형의 회사를 주선해달라고 부탁받았던 것을 아무 말도 없이 오늘까지 그대로 방치했다. 그러니 답을 재촉하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편지 한 통으로 양해를 구하는 것도 너무 냉담한 것 같아서 다음 날 직접 찾아가서 형 쪽 사정을 여러 모로 설명하고 당분간 이쪽은 단념해달라고 부탁했다. 히라오카는 그때 자신도 어느 정도 그럴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하고는, 묘한 눈빛으로 미치요 쪽을 보았다.

그 다음은 드디어 신문사 쪽이 결정 되었으니 천천히 밤에 술 한 잔 하고 싶다. 언제 한 번 와달라고 하는 히라오카의 엽서가 도착했을 때, 공교롭게 일이 생겼다고 산책을 나가는 김에 거절하러 들렀던 것이다.

그때 히라오카는 객실 중앙에서 엎어져 자고 있었다. 어젯밤 어느 모임에 나가서 과음한 탓이라며 붉은 눈을 계속해서 비볐다. 다이스케를 보더니 갑자기 인간은 아무래도 자네처럼 독신이 아니면 일을 할 수 없다. 나도 혼자면 만주나 미국에라도 갈 거라고 아내를 둔 불편함에 대해 꽤나 투덜거렸다. 미치요는 옆방에서 조용히 일하고 있었다.

세 번째는 히라오카가 회사에 간 사이에 집을 찾아갔다. 이때는 용건도 뭣도 없었다. 약 30분 정도 뜰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이후로 되도록이면 고이시가와로 가지 않도록 하면서 오늘 밤에 이른 것이다. 다이스케는 다케하야쵸(竹早町)에 갔다가 그곳을 가로 지나 2,300m 정도를 더 가서 히라오카라고 적힌 헌등 바로 앞에 섰다.

격자 밖에서 소리 내니 램프를 든 하녀가 나왔다. 그러나 히라오카 부부는 모두 외출 중이었다. 다이스케는 어디 갔는지도 묻지 않고 곧장 밖으로 나와 전차를 타고 혼고까지 가고, 다시 혼고에서 칸다로 갈아탄 후 그곳에 내려 어느 비어 홀에 들어가 맥주를 쭉쭉 들이켰다.(続きはこち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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