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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나쓰메 소세키)7-1

 
다이스케는 목욕하러 들어갔다.
"선생님 물 온도는 어떻습니까. 좀 더 뜨겁게 할까요?"라고 하며 카도노가 갑자기 입구에 얼굴을 내밀었다. 카도노는 이런 일에는 상당히 눈치가 빠른 남자였다. 다이스케는 가만히 물 속에 몸을 담근 채로,
“됐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카도노가,
"습니까"라는 말을 남기고 거실 쪽으로 돌아갔다.

다이스케는 카도노의 대답이 재미있어 혼자서 빙그레 웃었다. 다이스케는 보통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는 예민한 신경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때때로 애 날때도 있다. 어느 날 친구의 아버지가 타계하고 장례식에서 함께 서 있었는데 이 친구가 상복을 입고 푸른 대나무로 땅을 짚으며 관 뒤를 따라오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우스꽝스러워져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또한 어떤 때는 자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도중에 아무 생각 없이 아버지의 얼굴을 봤더니 갑자기 웃음이 터져버릴 것 같아 상당히 미안한 적도 있었다.

자택에 욕실이 없었던 시절에는 결국 근처 공중목욕탕에 가고는 했는데 그곳에 든든한 골격을 자랑하는 산스케가 있었다. 그런데 갈 때마다 안에서 뛰쳐나와서는 "등 밀어드릴게요."라고 말하고는 등을 밀었다. 다이스케는 그에게 등을 밀릴 때마다 이상하게 이집트인이 등을 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일본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또 신기한 일이 있다. 근래 어떤 책을 보니 베버(E.H.Weber)라는 생리학자는 자신의 심장 고동수를 늘리고 줄이며 자의로 변화시켰다고 적혀 있길래 평소에 고동수를 세어 보는 습관이 있던 다이스케는 시험삼아 한 번 해 보고 싶어져서, 하루에 두세 번 정도 조심스럽게 해보는 사이에 아무래도 베버와 똑같이 될 것 같아서 순간적으로 놀라 그만두었다.

목욕물에 가만히 잠겨 있던 다이스케는 아무 생각 없이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로 가져갔는데, 쿵쿵거리는 생명의 소리를 두세 번 듣자마자 바로 베버를 떠올리고 즉시 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 올방자를 튼채 망연히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다리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자신의 몸통에서 돋아난 게 아니라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것이 그곳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렇게 되고 나니 지금까지는 몰랐으나 실로 봐주기 힘들 정도로 추했다. 털이 지저분하게 돋아나 있고 부분부분 푸른 핏줄이 뻗어져 정말 신기한 동물이다.

다이스케는 다시 목욕물에 들어가서, 히라오카 말대로 진짜 너무나도 한가해서 이런 것까지 생각하는 건가 싶어졌다. 목욕을 끝내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췄을 때 또다시 히라오카의 말이 생각났다. 폭이 두꺼운 서양 면도칼로 턱과 볼을 면도할 차례가 되어 날카로운 칼이 거울 뒤에서 번쩍이는 빛깔이 근질근질한 기분을 일으켰다. 이것이 격해지자 높은 탑 위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똑같아진다고 의식하며 겨우 면도를 끝냈다.

거실을 지나가려고 하는데,
"선생님은 정말 잘하셔.”라고 카도노가 아주머니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뭘 잘하는데."라고 다이스케는 멈춰서서 카도노를 보았다. 카도노는,
"우와, 벌써 끝내신 겁니까. 빠르시네요."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뭘 잘하는데.'라고 물어볼 생각이 사라졌기에 그대로 서재로 돌아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이다지도 머리가 괴상한 면으로 날카롭게 움직이면 몸에 독이 되니 잠시 여행이라도 해볼까 싶어졌다. 우선 최근 불거진 결혼 문제를 피하기에도 딱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히라오카의 일이 신기하게 신경쓰여서 요양갈 계획을 바로 취소해버렸다. 잘 생각해 보니 히라오카가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다, 역시 미치요가 신경쓰였다. 다이스케는 거기까지 생각하고도 그다지 부도덕한 일이라고 느끼지는 않았다. 도리어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続きはこち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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