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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나쓰메 소세키)12-(4)

형은 좀처럼 다이스케가 사는 곳에 오지 않는 남자였다. 가끔 오게 되면 반드시 와야 하는 용건이 있었다. 그리고 용건을 끝내면 곧장 돌아갔다. 오늘도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다이스케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어제 세이타로를 대수 얼려넘기고 돌려보낸 반향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5, 6분 정도 잡담을 하고 있는 사이에 형은 드디어 이렇게 말을 꺼냈다.

"어제 저녁 세이타로가 돌아와서 '삼촌은 내일부터 여행간다'고 하길래 와 봤다. "
"네, 실은 오늘 아침 여섯 시쯤 나가려고 했죠."라고 다이스케는 거짓말 같은 소리를 지극히 냉정하게 말했다. 형도 진지한 얼굴로,
여섯 시에 나갈 정도로 빨리 일어나는 녀석이었더라면 내가 이 시간에 아오야마에서 일부러 찾아오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재차 용건을 물어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혼사문제로 추궁하려는 것에 불과했다.

즉 오늘 다카기와 사가와의 딸을 불러 오찬을 가질 테니 다이스케도 참석하라는 아버지의 명령이었다. 형이 말한 바에 의하면 어제 저녁 세이타로의 말을 듣고 아버지는 상당히 언짢아했다. 우메코는 마음 졸이며 다이스케가 떠나기 전에 만나서 여행을 연기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꺼냈다. 형은 그걸 만류했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 녀석이 오늘밤에 떠나겠는가, 지금쯤 가방 앞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을 녀석이지. 내일이 돼 보라고. 가만 내버려두어도 찾아올 거라고, 내가 형수를 안심시켰지."라고 하며 세이고는 태연자약했다. 다이스케는 조금 부아가 치밀어,
"그럼 내버려두고 보시면 좋았을걸." 하고 말했다.
"하지만 여자라는 건 성격이 급해서, 아버님께 미안하다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를 보채더란 말이야."라고 세이고는 우습다는 얼굴은 커녕 오히려 성가시다는 듯 다이스케를 보았다.

다이스케는 가겠다 말겠다 확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이타로처럼 답을 않고 형을 돌려보낼 용기도 없었다. 게다가 오찬을 거절하고 여행을 간대도 이미 자신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역시 형이나 형수 혹은 아버지랑 반대파 중 누군가를 닥달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어중간히 다카기와 사가와의 딸을 평했다. 다카기와는10년쯤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묘하게도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어서 이번 가부키자에서 봤을 때는 깜짝 놀랐다. 반대로 사가와의 딸은 요전에 사진을 방금 보고 난 뒤인데도 실제로 만나도 전혀 몰라보았다.

사진은 괴상해서 먼저 사람을 알고 난 후에 사진을 보면 누구라고 맞추는 건 쉽지만 반대로 사진으로 먼저 접하고 사람을 알아보는 건 꽤나 어렵다. 이걸 철학에 빗대어 보자면, 죽어서 살아나는 건 불가능하지만 살다가 죽는 것은 자연의 순서라고 하는 진리로 귀착된다.

"난 그렇게 생각했지."고 다이스케는 말했다. 형은 "과연 그렇군." 하고 대답했지만 그다지 감탄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궐련이 짧아지고 콧수염에 불이 붙을 것 같아진 궐련을 아무렇게나 입에 물고,
"그래서, 꼭 오늘 여행갈 필요는 없겠지."라고 물었다.
다이스케는 없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오늘 식사하러 와도 되겠지."
다이스케는 또다시 좋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난 지금부터 잠시 다른 곳에 가 봐야 하니 꼭 와 달라." 하며 언제나 그랬듯 굉장히 바빠 보였다. 다이스케는 이젠 결심했으니 어찌돼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답을 했다.

그러자 형이 갑자기,
"대체 어떤 거야. 그 여자와 결혼할 마음이 없는 거야. 좋잖아, 결혼해도. 그렇게 좋고 싫은 걸 확실하게 나눠야 할 정도로 여자에 대해 무게를 두면 꼭 겐록(元禄)시대의 호색한 같아 우습지 않나. 대체로 그 시대에는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인간이 상당히 갑갑한 사랑을 했다고 하던데 그렇지도 않았던가. - 아무튼 아무래도 좋으니 되도록이면 노인을 화나게 하지 않도록 해." 하고 말하고는 돌아갔다.

다이스케는 객실로 돌아와 잠시 형의 경고를 곱씹어 보았다. 사실 자신도 결혼에 대해서 형과 같은 의견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결혼을 권하는 쪽도 화내지 않고 내버려둬야 한다고, 형과는 반대로 자기 마음에 드는 결론을 지었다.(続きはこち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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