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나쓰메 소세키)11-(8)
5, 6분 후 다이스케는 형과 함께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사가와의 딸을 소개받기 전까지는 형이 오면 곧바로 도망갈 생각이었으나 지금으로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너무 타산적으로 보이는 것도 도리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아서 싫은 것을 참고 앉아 있었다.
형도 공연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평소처럼 느긋하게 검은 머리가 그을릴 정도로 궐련을 피워댔다. 때때로 하는 평가라면 "누이코 저 막은 참 예쁘지."라고 할 뿐이었다.
우메코는 평소와 같은 호기심은 어디 갔는지 다카기나 사가와의 딸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않았고 한 마디 말도 없었다. 다이스케는 이런 차분한 모습을 도리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금까지 가끔 형수의 책략에 걸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었다.
이번 극도 평소라면 기분 바꿈을 위한 유희 정도로 해석하여 웃고 넘겼을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만일 결혼할 마음이 있다면 도리어 이런 극을 이용하여 직접 교묘하게 희귀한 희극을 만들어 내서 평생 자신을 조소하며 만족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형수마저 아버지나 형과 짜고 지금의 자신을 점점 궁지로 몰아간다고 생각하니 아무리 해도 이런 소행을 단순히 우스움으로는 볼 수는 없었다. 다이스케는 앞으로 형수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발전시키려는 생각일까 싶어 조금 맥이 풀렸다.
집안 사람들 중에서 형수가 이런 계획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형수가 이쪽 방면으로 다이스케를 몰아 갈수록 그는 하는 수 없이 점점 가족들과 멀어져야만 한다는 우려가 머릿속 어딘가에 잠재하고 있었다.
연극이 끝난 것은 거의 열한 시경이었다. 밖에 나와보니 바람은 그쳤지만 달이나 별도 보이지 않는 고요한 밤을 소량의 전등만이 비추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서 찻집에서 이야기를 나눌 새도 없었다. 세 사람 마중은 와 있었지만 다이스케는 인력거를 불러두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귀찮다고 생각하고 형수가 권하는 것도 물리치고 찻집 앞에서 전차를 탔다.
스키야바시(数寄屋橋)에서 갈아타려고 검은 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린 아이를 업은 부인이 맥없이 맞은편에서 다가왔다. 전차는 맞은편에서 두세 번 지나갔다. 다이스케와 레일 사이에는 흙과 돌을 쌓은 높은 토대 같은 것이 있었다. 다이스케는 처음으로 잘못 서 있음을 깨달았다.
"부인, 여기서는 전차를 못 타요. 반대편입니다."라고 일러주고서 걷기 시작했다. 부인은 인사를 하며 따라왔다. 다이스케는 마치 손으로 더듬는 것처럼 어둠 속을 아무렇게나 걸었다. 약30m왼쪽에 있는 해자(垓子)를 목표로 걸으니 얼마 후 정류장 기둥이 보였다. 부인은 그곳에서 간다바시(神田橋) 행을 탔다. 다이스케는 혼자서 반대편인 아카사카(赤坂) 행을 탔다.
차 안에서는 졸리면서도 잘 수 없는 기분이었다. 흔들리면서도 오늘 밤 수면이 걱정스러웠다. 그는 심한 피로로 인해 온 하루 심드렁하게 지내면서도 그 어떤 흥분 때문에 고요한 밤을 원하는 대로 보내지 못한 적이 자주 있었다.
그의 뇌리에는 오늘 낮에 차례차례 흔적을 남긴 색채가 시간의 전후와 형태의 구분을 잊고 단번에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색에, 어떤 운동이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집에 돌아가면 또 위스키의 힘을 빌려야겠다고 각오했다.
그는 이 붙잡을 수 없는 화사한 색조의 반사로서 미치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이 안주할 땅을 찾아낸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안주할 땅은 그의 눈에 선명하게 비치지는 않았다.
그저 그의 모든 마음이 그것을 인정할 뿐이었다. 따라서 그는 미치요의 얼굴이나 용모, 말이나 부부 관계, 병, 신분을 모두 합친 것을 자기 정취에 안성맞춤인 대상으로서 발견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続きはこち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