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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나쓰메 소세키)(끝)

"형수는 울고 있단다."라고 형이 말했다.
"그렇습니까."라고 다이스케는 꿈처럼 대답했다.
"아버지는 화내고 있다."
다이스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먼 곳을 보는 눈으로 형을 보고 있었다.

"너는 평소부터 속을 알 수 없는 남자였지. 그래도 언젠가 알 수 있을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하며 오늘까지 지내왔어.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전혀 알 수 없는 인간이라서 나까지 질려버렸어. 세상에 알지 못할 인간만큼 위험한 건 없어. 뭘 하는지, 뭘 생각하는지 안심할 수가 없어. 너야 자기 멋대로니까 괜찮을지 몰라도 아버지나 내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 봐. 아무리 너라도 가족의 명예라는 관념은 가지고 있겠지. "

형의 말은 다이스케의 귀를 스쳐 밖으로 새어나갔다. 그는 그저 온몸으로 괴로움을 느꼈다. 그러나 형 앞에 양심의 채찍질을 받을 정도로 동요하지는 않았다. 모든 것을 자기 좋게 변명하며, 이제와서 평범한 형으로부터 동정을 얻기 위해 연기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는 그의 머릿속으로는 스스로 정당한 길을 걸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이걸로 만족이었다. 이 만족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미치요 뿐이었다. 미치요 외에는 아버지도, 형도, 사회도, 인간도 모조리 적이었다.

그들은 온갖 염화 속에 두 사람을 가두고 태워죽이려고 하고있다. 다이스케는 아무 말 없이 미치요와 서로 부둥켜 안고 이 불꽃 바람이 자신을 불살라 버리기를 더없이 바랐다. 그는 형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며 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다이스케." 하고 형이 불렀다.
"오늘은 내가 아버지 신부름을 온 거다. 너는 요즘들어 집에 들르지 않게 되었지. 평소 같으면 아버지가 불러서 추궁해야겠지만, 오늘은 얼굴을 보는 게 싫으니 가서 진위를 확인하고 오라고 해서 온 거야. 그래서 - 만일 본인이 변명할 게 있으면 변명을 들을 거고. 또 변명도 뭣도 없고 히라오카가 말하는 게 모두 근거가 있는 사실이라면, -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제 평생 다이스케 얼굴을 안 본다. 어디를 가든 뭘 하든 마음대로 해라. 대신 이제부터 자식 취급을 하지 않겠다. 그리고 부모라고 생각지도 마라. - 당연한 일이지. 그런데 지금 네 말을 들어보니 히라오카의 편지에는 거짓말이 하나도 적혀 있지 않으니 하는 수 없군. 게다가 너는 이 일에 대해서 후회도 안 하는 건 물론이고 사죄도 하지 않을 생각인 걸로 보인다. 그러면 나도 돌아가서 아버지를 설득할 수가 없어. 아버지에게 들은 그대로 네게 전하고 돌아갈 뿐이다. 알겠어? 아버지의 뜻은 이해한 거야?"
"잘 알았습니다."라고 다이스케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네 놈은 바보다."라고 형이 큰소리를 냈다.
다이스케는 고개를 떨군 채 얼굴을 들지 않았다.
"멍청한 새끼." 하고 형이 다시 말했다.
"평소 같으면 보통 이상으로 억지를 부리는 주제에 정작 중요할 때는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안 하지. 그래놓고 뒤에서는 부모의 명예와 관련된 못된 짓을 하고 있어. 이제까지 무얼 위해 교육을 받은 거냐."

형은 테이블 위에 있는 편지를 집어 감기 시작했다. 조용한 방에서 종이 감는 소리가 바스락거렸다. 형은 그걸 원래대로 봉투에 넣고 안주머니에 챙겼다.
"그럼 돌아간다."라고 이번에는 평소처럼 말했다.
다이스케는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형은
"나도 더 이상 안 볼 테니까. "라는 말을 내뱉고 현관을 나섰다.

형이 돌아간 후, 다이스케는 잠시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카도노가 찻 판을 들고 그릇 치우러 왔을 때 갑자기 일어나더니
"카도노, 나 잠시 직업을 찾아 올게."라고 말하자마자 헌팅캡을 쓰고 우산도 쓰지 않은 채 햇볕이 쨍쨍한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이스케는 더위 속을 달릴 수 없어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태양은 다이스케의 머리 위로부터 곧 바로 내리쬐고 있었다. 건조한 먼지가 불똥처럼 그의 맨발을 감쌌다. 그의 마음은 이글이글 타고 있었다.
"탄다 타." 하고 걸으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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